닐리리아의 3단계 QA에서 2차 검수는 번역을 맡았던 사람이 아니라 다른 번역가가 진행한다. 원문과 대조해 누락과 오역을 잡는 1차 셀프 리뷰만으로는 걸러지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다. 표현이 자연스러운지, 그 나라 독자가 실제로 쓰는 말투인지는 번역한 사람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.
자신이 고른 문장은 이미 한 번 고민해서 골라낸 결과다. 그래서 스스로에게는 최선처럼 느껴지기 쉽다. 원문 뜻을 정확히 옮겼다는 안도감이 표현의 어색함까지 함께 덮어버리는 경우도 잦다. 이 함정은 검수자를 바꾸지 않는 한 잘 드러나지 않는다.
그래서 2차 크로스 리뷰는 원문 대조보다 완성된 번역문 자체를 본다. 다른 번역가, 필요하면 원어민 감수자가 붙어 그 언어를 실제로 쓰는 사람의 눈으로 문장을 다시 읽는다. 오역 여부가 아니라 그 표현이 자연스러운지, 콘텐츠 고유의 결을 살렸는지를 확인하는 단계다.
이 구조가 자리 잡은 결과가 수정요청률 5% 미만이라는 수치다. 번역가 한 사람의 실력에 기대는 대신, 시선을 한 번 바꾸는 절차를 고정해 둔 셈이다. 다른 사람이 다시 본다는 규칙 하나가 결과물의 편차를 줄이는 실질적인 장치로 작동한다.

